유재석은 모션 오펜스의 일인자?


모션 오펜스는 무엇일까? 유재석이 가끔 "스피드"하면서 막 달리는 걸 봤을게다. 간단하게는 이걸 농구 코트에 접목시킨다고 생각하면 좋다. 한글로 옮겨도 움직임의 공격이 아닌가. 원래 모션 오펜스라함은 프린스턴 모션 오펜스를 뜻한다. 1967년부터 1996년까지 미국 프린스턴 대학의 감독이었던 피트 캐럴 씨가 바로 이 프린스턴 모션 오펜스의 창시자요, 대부이다. 농구를 알든 모르든 프린스턴 대학에 대해서도 들어본 사람들이 많을게다. 미국 명문 대학교들을 칭하는 아이비리그의 소속된 명문 대학교이다. 쉽게 말해 우리나라로치면 서울대학교 농구부라고 하면 이해가 빠를게다. 즉, 특출난 선수없이 약 30년간 이 대학교의 감독으로 있었는데, 30년간 무려 514승 261패로 .658의 승률, 아이비리그 역대 최고의 기록을 자랑한다. 바로 그 원동력은 캐럴이 발전시킨 모션 오펜스, 프린스턴 모션 오펜스에 있다.



개인 기량이 뛰어난 선수를 보유할 수가 없었기에, 캐럴 감독은 팀공격으로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프린스턴 모션 오펜스라 함은 정석 농구와 정반대의 길을 걷는 것에서 그 시작을 한다. 기본적으로 중앙 3점슛 라인 밖인 '탑'에서 포인트가드 혹은 누군가 공을 잡으면 나머지 네 명은 모두 골밑을 버리고 외곽에서 공격을 시작한다. 그리고 이제 움직이기 시작한다. 공과 선수 모두가 말이다. 공을 잡지 않은 네 명은 끊임없이 스크린을 서주고, 동료가 스크린을 서주면 그걸 이용해 골밑으로 달려 쉬운 레이업을 가능케하는 컷인을 시도하며, 혹은 오픈 점프슛의 기회를 찾는다. 공을 가진 선수는 계속해서 공을 돌리며, 컷인을 하거나, 오픈 찬스의 동료에게 패스를 한다. 그래서 컷인에 성공할 수도 있고, 스크린으로 미스매치의 상황이 나올 수도 있고, 오픈 점프슛의 기회도 생길 수 있다. 팀 전체가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공격인 것이다.

공격할 때 센터가 골밑에서 위치하면 로포스트(Low Post), 그렇지 않으면 하이포스트(High Post)라 할 수 있다. 앞선 모션 오펜스의 기본 셋팅에서 알 수 있겠지만, 센터가 외곽으로 나왔으니, 모션 오펜스는 일종의 하이포스트라 할 수 있는데, 하이포스트의 장점은 센터가 골밑을 나오면, 그를 막던 상대팀의 센터도 같이 골밑을 비우게 되어, 센터를 제외한 나머지 네명의 골밑 공략이 용이해진다는 점이다. 그런고로 모션 오펜스가 돌아가려면 센터, 파워포워드같은 포지션의 선수들이 하이포스트로 나올 능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애들이 골밑을 비우고 나와도, 딱히 중거리 점프슛 능력이 없다면, 상대팀 빅맨들은 그들의 골밑을 비우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고로, 모션 오펜스의 필수 조건은 코트에 나가 있는 선수 모두가 볼핸들링, 패스, 스크린, 점프슛 등 기본기를 갖춰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빠르게 컷인하는 가드들에게 좋은 패스를 해줄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빅맨이 있으면 위력이 배가가 됨은 당연하다.



1997년 30년간의 대학 감독 생활을 마치고, 캐럴 씨는 NBA 새크라멘토 킹스의 코치로 NBA무대를 밟게 되며, 릭 아델만 감독과 함께 모션 오펜스를 다듬어 2000년대 초반 새크라멘토 킹스에 모션 오펜스를 완벽하게 장착시켰다. 당시 베스트 5는 마이크 비비, 덕 크리스티, 페야 스토야코비치, 크리스 웨버, 블라디 디박이었는데, 이들은 다섯명 모두 앞서 언급한 모션 오펜스의 기본 조건을 갖춘 선수들이었으며, 특히, 빅맨인 웨버와 디박이 중거리슛과 컷인하는 동료들에게 건네주는 패스 능력이 출중해 그 파괴력은 기가 맥힌 수준이었다.



10년간의 킹스 코치 생활을 끝으로 이제 완전히 은퇴한 캐럴 씨는 야인이 되었고, 2007년 릭 아델만 감독은 휴스턴 로켓츠의 새 사령탑이 되었다. 마침 휴스턴엔 킹스 시절 모션 오펜스로 활약했던 반지 웰스도 있었고, 모션 오펜스에 적합한 루이스 스콜라라는 파워포워드도 새로 합류했기에 많은 이들이 휴스턴의 새로운 모션 오펜스를 기대하고 있다. 앞선 킹스 시절도 마찬가지고, 모션 오펜스가 원할하게 돌아가면, 개인 기량이 출중한 웨버 그리고 이번 휴스턴의 티맥 등은 본인에게 몰리던 수비 부담이 다소 해결되어 더욱 빛을 보게 될 수가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올해의 티맥과 휴스턴을 기대하고 있지만, 불과 몇 개월만에 모션 오펜스가 원할하게 돌아가긴 쉽지 않으니, 끈기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by MLB춘 | 2007/10/31 21:10 | 농구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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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BigTrain at 2007/10/31 21:31
확실히 하이포스트에서 등지고 볼을 돌려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PF/C가 있어야 로포스트에서 공간이 나오고 그 자리로 SF나 SG가 컷인을 치고 들어갈 텐데 , 휴스턴의 야오나 스콜라가 그런 능력이 될라나 모르겠습니다.

경기는 못봤는데 오늘 휴스턴의 경기는 모션 '턴오버'였다고 하는군요. 공을 돌리다가 상대편에게 안겨주는... -_-
Commented by MLB춘 at 2007/10/31 21:45
1쿼터에 대실패 이후, 2쿼터부터는 작년 그대로였습니다. ㅋㅋ

크리스 웨버와 디박이라는 소위 레어 플레이어가 있었던 킹스 시절에도 한 번에 이뤄진게 아닌데, 모션 오펜스에 적합하다는 소릴 겨우 듣는 스콜라와 야오로 단 번에 이뤄내긴 쉽지 않겠죠..ㅎㅎ

오늘 경기는 4쿼터 초반까진 정말 코미디였습니다. 레퍼 알스톤은 열심히 공돌리다 코비에게 어시스트를 하지 않나, 루크 월튼은 자살 비하인드 레이업을 작렬시키지 않나, 크리스 밈은 농구화가 벗겨지지 않나, 셰인 베티에는 마지막 하트브레이킹 3점포 작렬시키기 전까지 베티"에어"라는 별명이 어울릴만큼 고감도 에어볼 행진, 척 헤이즈는 자유투 에어볼..ㅋㅋㅋ
Commented by 폭주천사 at 2007/11/01 00:19
킹스 전성기 시절 생각나네요. 2000년대 초반 모션 오펜스를 쓰는 킹스의 경기는 정말 볼만했었는데 말이죠.
Commented by MLB춘 at 2007/11/01 00:31
샤크의 퀸스 발언하며..그 시절도 어느새 추억이 되버렸네요..
아..세월이란..ㅎㅎ
Commented by 에라이 at 2007/11/01 00:33
피트 캐릴은 한국에 좀 데려와서 전자랜드 같은 팀 감독을 부탁드리고 싶은 분입니다. 프린스턴 모션 오펜스를 시행했던 이유 중 하나가 기량 문제도 그렇거니와 전체적으로 팀의 신장이 떨어져서라는 이야기도 들었었다는...우리나라처럼 평균 신장이 낮은 팀은 자연스럽게 모션 오펜스를 지향하게 될 수밖에 없겠죠. 근데 휴스턴에 정말로 모션 오펜스가 어울리는건지...어울리는 선수도 있긴 하지만 티맥과 야오밍을 보유한 팀이 굳이 모션 오펜스를 사용해야 하는건지는 좀 의문입니다. 게다가 저 둘은 모션 오펜스에 그리 어울리는 타입의 선수도 아니라고 생각되는데...특히 야오가 어느 정도의 슛거리와 시야를 갖췄다지만 웨버나 디박이 했던 것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만. 공만 막 돌린다고 모션 오펜스가 되는 것도 아니고...애들먼 감독이 알아서 할 일이지만 모션 오펜스는 하나의 옵션으로 잡고 좀더 다변화된 전략을 사용하는게 필요해 보입니다. 모션 오펜스가 절정을 이뤘던 킹스와는 사정이 좀 달라 보여서 말입니다
Commented by MLB춘 at 2007/11/01 00:47
그렇죠. 근데 현재 휴스턴을 보면 옵션-근데 하나의 옵션이란 말 자체가 모션 오펜스를 장착하는데 성공했다는 의미겠죠-으로 사용하기조차 힘들어 보이네요. 물론 첫 경기지만, 오늘은 모션 오펜스의 '모'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ㅋㅋ.. OTL..

어떻게 보면, 현대-KCC시절 신산이 추구하던 토털농구를 모션 오펜스의 일환이라고 봐도 좋은데, 그 시절 재미도 봤고, 인기도 있었던 걸 생각해보면, 용병 드랩제 전환으로 용병 의존도가 낮아진 올해와 앞으로 많은 팀들이 생각해 볼 것 같기도 합니다. WKBL보면 요새 용병이 없어져 아기자기한 맛이 살아나던데-물론 저조한 야투율로 재미가 약~간 떨어지지만 ㅋㅋ- KBL도 조금 더 재미있어지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ㅎㅎ
Commented by 에라이 at 2007/11/01 03:05
신선우 감독과 패턴 플레이의 제왕 이상민의 만남은 정말...일단 외국인 선수를 뽑을 때부터 볼을 돌릴 줄 아는 선수들을 위주로 뽑았죠. 재키 존스라던가, 맥도웰은 역대 외국인 선수 중에서도 손꼽히는 시야를 지닌 선수였고, 민랜드는 효율적이고 군더더기 없는 움직임의 대명사. 덕분에 볼을 가져야 숨이 좀 트이는 워드 같은 선수들은 아마 숨이 턱턱 막혔을게 뻔합니다. 원하는 위치에 있지 않으면 이상민이 공을 안 줘버리니까요. 코트 위의 감독과 마찬가지인 이상민이 거의 모든걸 휘둘렀죠. 그만큼 능력도 있었구요. 그래도 용병 의존도가 높은 KBL 팀의 특성 상 현대-KCC는 새크의 모션오펜스와는 차이가 좀 있었죠. 새크처럼 그날 그날 경기 상황에 따라 누구든 1옵션이 될 수 있는-이것도 역시 모든 선수가 볼핸들링 내외곽 공격 능력을 다 갖췄기 때문에 벌어졌던 일- 그런 식의 모션 오펜스였다면 현대-KCC는 이상민의 지휘 아래 철저하게 패턴에 의존하고 가장 득점 확률이 높은 쪽을 공략하는-그게 외국인 선수였죠- 식의 농구를 펼쳤죠. 두 팀의 팬은 아니었지만 둘다 참 볼만 했습니다
Commented by kkongchi at 2007/11/01 11:42
그 시절 킹스는 정말 대단했죠. ^^ 저는 마이크 비비보다는 그 전의 제이슨 윌리엄스를 더 좋아했지만.. 무슨 잡지에 킹스의 스타팅 멤버 사진과 함께 "농구는 이래야 한다"라고 나왔던게 아직도 생각납니다. ^^
Commented by MLB춘 at 2007/11/01 12:11
제이윌로 밀어붙였으면 결과가 또 어땠을까하는 상상도 가끔 했었더랬죠..ㅎㅎ
Commented by SUN18 at 2007/11/01 15:25
글쎄요.. 일단 볼을 잡고 시작하는 NBA선수들에게 모션오펜스가 맞을랑가 모르겠네요. 상황에 따른 셋오펜스가 그들에겐 더 잘맞을듯 합니다. 모션오펜스는 우리나라에선 이미 열심히들 하고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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