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둥이 안드레이 키릴렌코가 드디어 폭발했다. 최근 몇년간 잦은 부상과 데론 윌리암스-카를로스 부져 라인의 등장으로 급격히 소속팀 유타 재즈에서 역할이 줄어든 그였다. 유타 재즈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고 있고, 아직도 창창한 20대 선순데도 그의 NBA 커리어는 내리막길이다. 왜일까?
정답 : 제리 슬로언
명장이다. 올해로 20년째 유타 재즈를 맡고 있는 분이다. 미국 메이져 스포츠 감독 중 가장 오랜동안 프랜차이즈를 유지하고 있을 정도로 그 능력과 신망이 두터운 명장이란 말이다. 그렇지만, 이번 건은 슬로언의 문제가 크다.
슬로언 감독의 지난 20여년간 중 90%는 전설의 명콤비 존 스탁턴-칼 말론과 함께였다. 그리고 이들 셋은 97년, 98년 연속으로 마이클 조던의 시카고 불스를 상대로 NBA 결승전에서 명경기를 펼쳐보였다. 이후 스탁턴이 은퇴하고, 말론이 팀을 떠나고 팀은 암흑기가 찾아왔다. 그리고 이 암흑기동안 팀의 유일한 희망은 바로 안드레이 키릴렌코였고, 키릴렌코는 매년 기대에 부흥하는 플레이로 모두를 흡족시켰다.
이번 사건의 전말은 데론 윌리암스라는 전도유망한 포인트가드가 팀에 합류하고 나서부터 시작됐다. 데론 윌리암스는 현역 포인트가드 중 본좌라 일컬어도 크게 뭇매를 맞을 리 없는 NBA의 신성이다. 그리고 늘 꾸준히 발전해온 파워포워드 카를로스 부저 역시 이제 리그 최정상급의 파워포워드로 성장했고, 이들 둘의 호흡은 스탁턴-말론을 조련하던 슬로언 감독에겐 낯설지 않은 일이었다. 기대에 부흥하듯 지난 시즌 서부컨퍼런스 결승전까지 다달았다.
그렇지만 이 과정에서 안드레이 키릴렌코는 그의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슬로언으로부터 저지당했다. 심지어 자신의 경기 운영방식-포인트가드와 파워포워드 콤비 플레이-에 맘에 들지 않으면 떠나라고 했다. 슬로언의 이러한 방식은 있을 수 있는 일이라 할수도 있지만, 아쉬울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슬로언은 두 콤비 플레이를 기초로 서부 컨퍼런스 결승까지 갔으니, 틀린 말을 한 건 아닌 셈이지만, 만약 안드레이 키릴렌코를 잘 활용했다면, 그토록 꿈에 그리던 우승 반지를 손에 낄 수 있지 않았을까? 조던-피펜-로드맨이라는 전설의 트리오때문에 고배를 마셨다고 할 수 있지만, 이미 스탁턴-말론 스타일로 끝내 정상을 밟지 못했다. 앞으로 또다시 15년간 데론 윌리암스-카를로스 부져 라인을 밀어부칠텐가? 명장 슬로언일지라도 깔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그리고 안드레이 키릴렌코는 보란듯이 러시아 대표팀의 기둥으로 유로 바스켓에 참가, 파우 가솔이 버틴 스페인을 물리치고 우승하며 MVP로 뽑히는 맹활약을 펼쳐보였다. 그리고 이제 터진 것이다. 현재 계약을 파기하고, 돈 한 푼 안받을테니깐, 유타를 떠나고 싶다고..그래 그래 유타 네놈들 다른 NBA팀으로 자신이 가서 배아플 것 같아 꽁수를 쓴다면 차라리 아에 NBA를 떠나겠다고.
초사이언인 조던에게 무릎을 꺾을 수밖에 없었던 슬로언 할배. 난 이 할배가 우승 반지를 하나 꼈으면 한다. 그리고 그 길은 자신의 포인트가드-파워포워드 픽앤롤 전략 + 안드레이 키릴렌코라는 독특한 스타일의 선수의 활용에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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