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군만마


왕의 귀환이라고 해야 할까? 거칠 것이 없던 올시즌 뉴욕 메츠였지만, 후반기 들어 서서히 그 힘을 잃어갔다. 애틀랜타와의 중요한 시리즈에서 2연승하며 한 숨 놓았지만, 얼마 전 필라델피아에게 스윕당할 때의 공포를 모든 메츠팬들은 잊지 않고 있다. 300승을 달성한 글래빈과 메인이벤트라 불리우는 존 메인, 노익장을 과시하는 엘 듀케가 버티고는 있었지만, 어딘가 2% 부족했던 그들의 로테이션에 드디어 페드로 마르티네즈가 합류한다. 근 1여년만에 복귀하는 페드로..과연 어떤 모습일까?


     


외계인의 모습일수도 있고, 아님 평범한 리그 최고일 수도 있고, 그저 평범한 팀 1선발의 활약을 보여줄 수도 있고, 혹은 평범한 활약조차 힘들지도 모른다. 페드로의 향후 활약에 메츠의 올시즌 운명이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게다. 그간 글래빈, 메인, 엘듀케, 페레즈, 땜방으로 꾸려오던 로테이션 역시 페드로의 가세로 탄탄해지며, 포스트시즌엔 엘듀케나 페레즈를 전천후로 쓸 수 있는 옵션도 생긴다. 선발 마운드 못지 않게 견고하지 못했던 메츠 불펜에도 많은 힘을 싣을 수 있기 때문에 페드로의 존재는 메츠 투수력의 모든 걸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카드이다. 그렇지만, 1년간의 공백은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이다. 복귀전 역시 투구수 75개 언저리, 잘 해도 5이닝으로 100%의 어깨가 될 때까지 제한되는 관리모드이기 때문이다. 아마 100% 활약모드는 포스트시즌 디비젼 시리즈 1차전에 맞춰질 것이다. 시작이 반이라는 만큼, 내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복귀전이 기대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상대 선발은 신씨의 에이스 애런 해렁. 관리모드임을 망각하고, 승부욕에 불을 지필지도 모를 페드로이기에 더욱더 기대가 된다. 삼진 2개만 추가하면, 역대 15번째로 3000K 클럽에 가입하게 되는 것은 보너스.

그리고 페드로에 이어 글피에는 또다른 이가 컴백하는데..



바로 멀더요원이다. 멀더요원을 예측하는 일은 정말 엑스파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페드로는 페드로다. 난 놈이기 때문..아니 난 놈이 아니라, 페드로는 우리와는 별개의 종이 아닌가. 그러므로 페드로의 활약은 사실 믿어 의심치 않지만, 멀더요원은 다르다. 그저 평범한 탤런트..아니 인간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짊어진 짐의 무게는 페드로의 그것에 비해 전혀 가볍지 않은 무게이다. 포스트시즌 레이스의 벼랑 끝에 몰린 카디날스의 마운드는 이미 막장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토니 라룻사 감독이 앤쏘니 레이에스에게 불펜행 통보를 내림으로써 이제 선발 로테이션에는 작년 챔피언이었던 카디날스의 선발 5명 가운데 아무도 남아있지 않다. 마무리였던 애덤 웨인라이트가 현재 로테이션을 이끌고 있으며, 뒤따라가는 투수들은 올해 처음으로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나서는 마무리를 꿈꾸던 A급 셋업맨 브랜든 루퍼, 재기에 발버둥치는 조엘 피네이로, 마찬가지 킵 웰스 등등이다.


     

 
최상의 시나리오대로 진행된다면, 멀더, 웨인라이트, 루퍼라는 카즈에겐 나름 만족할만한 원투쓰리로 포스트시즌에 나가게 된다. 피네이로, 킵 웰스, 마이크 매로스 등이 4선발 겸 롱릴리프로 활약해 준다면, 라룻사도 어느 정도 한시름 놓고 단기전을 풀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에 앞서 해결해야 할 게 또 있으니, 카즈는 메츠와는 달리 당장 포스트시즌 진출이 물음표인 상황이다. 페드로가 비교적 여유롭게 10월의 첫 등판을 야심차게 준비하는 동안, 멀더는 당장 뭔가를 해내야하는 입장인 것이다. 

또하나 커다란 위험요소 역시 멀더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다. 바로 어깨 회전근 수술을 받았기 때문이다. 투수들이 가장 많이 당하는 부상은 팔꿈치와 어깨이다. 둘 다 투수에겐 치명적인 부상이다. 팔꿈치 부상의 경우 대표적인 수술에 토미존 수술이 있다. 결코 쉽지 않은 수술이며, 재활 과정을 해나가야한다. 존 스몰츠를 필두로 A.J. 버넷 등 많은 강속구 투수들이 이 수술을 이겨내고, 예전과 같은 강속구를 뿌려대지만, 이는 소수에 불과하다. 스몰츠와 버넷이 초인적인 재활을 해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토미존 수술같은 경우 이렇듯 성공적인 복귀가 이루어지면, 구위가 죽지 않지만, 멀더의 경우 어깨 수술이다. 페드로 역시 멀더와 똑같은 어깨 회전근 수술을 받았다. 어깨 회전근이 파열됐기에 받은 이 수술. 과연 수술만 받으면 모든 게 OK일까? Never다. 강속구와 폭포수같은 포크볼로 일본은 물론 메이져리그까지 정복한 노모 히데오 역시 어깨 회전근 파열로 강속구를 잃었다. 이후 정교한 제구력과 노련미로 재기에 성공했지만, 더이상 예전에 토네이도란 별명의 선수는 아녔다. 그리고 또..누가 있을까..토니 아마스 주니어도 마찬가지. 몬트리올 엑스포스 유망주 시절, 90마일 중후반대의 묵직한 패스트볼로 승승장구하던 아마스였지만, 이후 어깨 회전근이 파열하며, 90마일 언저리의 패스트볼의 평범한 투수로 전락했고, 수준급 셋업맨이었던 스티브 캇세이와 클리프 폴리트 역시 어깨 회전근 수술 이후 신통치 않은 모습으로 결국 얼마 전 메이져리그를 떠났다. 이외에도 많은 구위로 승부를 보던 선수들이 떠나는 주된 이유 중 하나가 어깨 고장이라 할 수 있다.

구위 하나만을 믿고 던지는 멀더요원은 아니지만, 멀더요원의 강력한 무기 중 하나는 최대 94마일에 육박하는 패스트볼이었다. 복귀전과 내년 시즌, 앞으로를 지켜봐야 겠지만, 이제 멀더요원의 패스트볼은 그의 친구 지토정도일 것이다. 뭐 결코 나쁘다는 말은 아니지만, 더이상 위력적인 무기는 아니다는 말이다. 그렇지만 멀더요원에 최대강점은 최정상급의 게임플랜, 즉, 등판 전 치밀한 상대타자 연구 및 준비 과정에 있다. 오클랜드 시절 경기 후 인터뷰에 공 하나 하나를 바둑의 복기처럼 다 밝혔던 그다. 괜히 X파일의 멀더요원이라고 불리우는 게 아녔다. 멀더요원은 지금 투수로서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한 것이다. 그것도 하필이면 가장 긴박한 순간에 말이다. 과연 야구만화의 주인공처럼 성공할 수 있을까? 아님, 그저 평범한 투수로 전락할까? 그 시작은 글피 멀더 복귀전에서 확인해보자.
by MLB춘 | 2007/09/03 14:02 | 야구 | 트랙백(1)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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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Yagoora at 2007/09/05 00:14

제목 : 그가 돌아왔다!!!
야구와 관련해서 가장 많은 질문을 받는 것은 누가 우승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이다. 이런 질문에 언제나 "저는 미아리의 점쟁이도 아니고, 야구라던지 스포츠는 변수가 많아서 예상할 수 없고 그것이 오히려 스포츠의 매력이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한다. 또한, 우승팀 이상으로 종종 듣는 말이 "과거의 선수들은 대단했는데, 요즘에는 그런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그 이유는 뭘까?"도 있다. 이 질문에는 약간 짜증을 섞어서 "님의 눈에만 보이지 않을 뿐......more

Commented by Anakin at 2007/09/03 14:26
제 올타임 페이보릿 피처가 페드로인데 다행히도 내일 게임 시간차가 나는군여. 사실 페드로게임이라면 레드삭스 게임을 안보고 본적도 있을정도..

돌아온 페드로가 어떤 피칭을 보여줄지 정말 기대가 됩니다. 3000탈삼진도 거의 확정적이기에 놓칠수 없는 게임이 되겠네요.
Commented by 손윤 at 2007/09/05 00:16
새벽을 샌 보람으로 페드로의 3000K를 볼 수 있었습니다. 이제 300w만 보면 되는데, 무리겠죵 ... ㅠㅠ ,,, 살포시 트랙백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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