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져리그에 빠져든지도 어언 10여년이 흘렀다. 허허..그렇다. 먼저 인정하고 간다. 10주년은 어떻게 좀 그럴싸하게 해보려는 구색에 불과한 점, 인정한다. 뭐, 암튼 나의 마음을 사로잡은 나의 10주년 기념팀을 선정해볼까 한다. 첫번째 선수는 당연 박찬호이다. 특히, '01 박찬호'의 활약은 눈부셨다. 소위 FA빨로 잘 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성적이 대단하긴 대단했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나에게 특별한 건 다른 이유도 있다. 01년은 춘의 고3시절이었는데, 당시에는 KBS 1라디오로 박찬호 경기는 늘 생중계해주었다. 다들 아시다시피 메이져리그 중계 시간은 보통 오전 10시 전후다. 그래서 나는 교복 마이 안주머니에 라디오를 넣고, 투명 이어폰을 한 쪽 귀에 꽂아 교묘하게 중계를 들으며 수업을 받았었다. 박찬호 중계는 늘 봐왔지만, 단언컨데 01년은 다 보고나, 들은 것 같다. 중3~고1 이후 끊었던 무협지, 만화책과 함께 박찬호 라디오 중계는 무료한 나의 고3 시절의 훈훈한 낙이었다. 물론, 그 영향인지 그 해 수능은 떡을 쳤지만..
각설하고, 이제 기념팀 로스터를 소개한다.





가장 좋아하는 투수를 꼽으라면 내겐 이 다섯이다. 스몰츠는 팔꿈치 고장나서 김병현처럼 사이드암으로, 웨이크필드처럼 너클볼 던질 때부터 좋아했다. 그 전까지의 기억이라면, 97년 박찬호와 맞대결에서 박찬호가 승리하자, 당시 스포츠신문에 "박찬호, 최고투수 스몰츠꺾다'라는 기사로 '후훗..그래'정도..페드로는 99년에 생중계로 지켜봤던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팬이 되지 않을 수 없는 선수였다. 시즌 내내 외계인이었지만, 백미는 올스타전 K쇼! 랜디 존슨은 역시 라디오와 학교 매점 TV로 메이져리그 보던 시절인 01년 최고의 투수였다. 커트 쉴링과 이룬 원투펀치는 지금 생각해도 훈훈하다. 당시 날으는 새도 맞히던 그였다. 특히, 그 해 포스트시즌에서 보여준 위압감이란 정말 대단했다는 말밖에 할 수가 없다. 케빈 브라운은 게임 트리플 플레이 97 우리 팀 에이스로 나와 연을 맺었다. 당시 능력치가 가장 좋았다..그 후 은퇴 무렵 막장 경기에 덕아웃 벽쳐서 손이 부러질 때까지..한결같이 브라운을 응원했다. 배리 지토같은 경우에 자랑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오클3인방 초창기 시절 서열을 메기면, 헛슨-멀더-지토 순이었다. 지토의 스토리와 루키시절을 지켜본 나는 지토가 가장 낫다고 판단했고, 이 후 사이영상을 시작으로, 그 만의 길을 걷고 있다. 올시즌 비록 특급계약에 특급실투를 하고 있지만, 최근 살아나는 모습에서 여전히 기대를 이어갈 수 있었다. 헛슨과 멀더가 떠나고 실질적인 팀의 에이스로 활약한 05년, 06년의 모습은 지토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었던 해였지 않나 싶다.





97년에 난 영어가 서툴렀고, 마크 피아자의 이름을 피자로 확신하고 살았었다. 모든 TV와 신문들이 피아자로 말하는 걸 오타라고 굳게 믿었던 시절이었다. 그만큼 당시 피아자는 매스컴에 자주 오를만큼 대단한 인물이었다. 올시즌 괴물 에이로드가 포수마스크를 쓰고 있는 버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기가 맥힌 타자였다. 수비력이 언제나 피아자의 발목을 잡고 있지만, 다저스와 메츠 시절의 피아자는 리그 최고의 타자라고 해도 뭐라 할 사람이 없는 선수였음엔 틀림없다. 마크 그레이스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스타일의 선수이다. 타격 폼이건, 수비 폼이건, 그레이스 폼은 정말 그레이스하다. Mr.Cubs라고 할 수 있지만, 그래도 가장 돋보였던 시즌은 우승반지를 꼈던 해였지 않나 싶다. 호세 비드로 역시 스타일이 좋다. 깔끔하달까? 뭐, 딱히 갖다 붙힐 말이 없달까? 치퍼는 나의 10주년 팀에서 노마와 지터를 물리치고 합류했다. 딱히, 치퍼의 팬은 아니지만, 오랜 애틀팬으로써 항상 치퍼가 있어왔기에 치퍼가 없는 나의 팀은 왠지 이상했다. 치퍼없는 애틀이랄까? 유격수엔 에이로드.



04년 앤더슨은 두 가지 큰 뉴스를 만들어냈다. 하나는 4번타자로 두달여만에 홈런을 때려낸 것과 6년만에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사건..지금 생각해도 대단하지. 어떻게 6년간 몸에 맞는 공이 없었다니..그 사건을 빌미로 앤더슨을 풍자한 글로, Mr.Anderson이란 새로운 닉네임과 함께 엠바다에 지금과 비슷한 성격을 글들을 써나가기 시작했다. 참 나와는 인연(?)이 있는 미스터 앤더슨. 올해는 뜬금없이 한 경기 10타점을 기록하며, 또 한 번 인지도가 낮은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도 하고.. 지금도 잘 하는 토리 헌터지만, 02년은 확실히 그의 이름을 만방에 알렸다고 할 수 있는 시즌이었다. 첫 올스타로 출전해 본즈옹의 홈런성 타구를 잡아내며, 많은 팬들을 잡아냈다. 못지 않은 타격때문에 디본 화이트, 버니 윌리암스를 물리치고 우리팀 중견수 자리를 사수했다. 박찬호 도우미 투표를 하면 누가 1위일까? 단연 션 그린! 특히, 2001년의 활약은 대단했다. 시즌 49개의 홈런에서 알 수 있듯이 당시 그린은 잘 생긴 외모+가냘파보이는 몸매와 어울리지 않는 파워풀한 스윙과 엄청난 홈런포로 단연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특히, 01년 케리 우드와 박찬호의 눈부신 투수전에서 우드로부터 큼직한 중월 솔로포를 날리던 모습은 지금도 생생히 기억이 나기에, 이렇게 적을 수가 있다.
벌써 두 명이나 은퇴했군. 조만간에 은퇴할 것 같은 선수도 보이고..우주만물엔 기가 있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여러군데서 있다잖나. 氣란게.. 이렇게 애정어린 나의 글이 氣가 되어, 계속해서 좋은 모습 보여줬으면 좋겠다. 부진한 선수들은 정신차리고..
아..한 명 빼먹었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