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폐인 빌리 빈, 야구를 관둔다..?



오클랜드 어쓸레틱스의 단장 빌리 빈의 머릿 속엔 단언컨데 야구보다 축구가 더 가득 차 있다.

본인의 말로는 개랑 산책할 때와 출퇴근 시간 때만 듣는 다고 하는데, 빈은 하루에 최소 5시간을 축구 중계를 Podcast를 통해 듣고 있단다! 또한, 빈은 오클랜드가 아닌 토트넘 핫스퍼때문에 두통을 앓고 있다. 엄청난 광팬이기 때문이다.

밤마다 빈은 아내와 싸운단다. 바로 TV 채널때문에. "아내는 ESPN 스포츠센터로 야구 하일라이트같은 걸 보려고 하고, 전 Fox 축구채널을 보려고 해서 말이죠.." 아쉬움에 가득 차 있는 빌리 빈의 눈 빛.

하루 24시간 축구만을 생각하는 빈의 마음 속으로 토트넘이 자리잡은 건 그리 오래 전 일은 아니다. 2003년 럭비 월드컵을 보러 영국에 갔다가, 우연히 만나게 된 축구..그리고 사랑은 시작돼버렸다. "축구는 열정적인 스포츠입니다. 감동적이기도 하구요. 축구없인 살 수 없어요.." 그의 눈빛이 반짝였다.

그렇게 축구 바이러스에 감염된 채 미국으로 돌아왔고, 그 후 그는 친구들과 오클랜드 구단주 루 울프에게 축구 사랑을 전파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여름, 메이져리그 시즌이 한창인데도, 독일 월드컵을 보러 빈과 구단주, 몇몇의 프런트는 오클랜드를 버리고 독일로 떠났다. 빈의 축구 바이러스가 온 몸을 지배하기 시작한 것이다. "인정합니다. 전 축구말곤 없어요." 축구폐인임을 시인하는 빌리 빈.

맨날 축구타령인 빌리 빈때문에 오클랜드 구단주 울프조차 이제 두 손을 들고 말았다. 결국 지난 달 울프는 동업자들과 함께 축구팀 산 호세 얼쓰퀘이크를 인수했고, MLS에 합류시키려고 노력 중이다. "재미로 시작했는데, 뭐 아는 게 있어야 말이죠. 허허허." 구단주 울프 역시 축구폐인의 향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빈과 울프의 노력으로 산 호세는 내년 MLS합류가 확정되었다. 빈은 지금 산 호세 FC의 총괄부장으로 진두지휘하고 있다. "산 호세 FC 재건은 저의 숙명입니다. 지금은 재정 문제로 한참 머리를 싸매던 중이었습니다." 축구를 위해 불을 태우는 빌리 빈의 눈빛이 뜨겁기만 하다.

이러다 축구계로 옮기는 거 아니냐는 물음에 아니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현재 오클랜드 어쓸레틱스의 단장일은 부단장 데이빗 포스트가 도맡아 하고 있다. 구단 운영에 관한 일이 짧은 전화 통화로만 끝나가고 있다.

빈의 야구 철학을 이야기하지 않고 넘어갈 수 없다. 빈은 선수들의 운동능력보다 특정 스탯들을 활용하여 구단 운영을 일신한 명 단장이다. 2003년엔 머니볼 책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그의 활약상을 만방에 알리기도 했다. 빈의 야구 철학이야기를 꺼낸 건, 역시 축구때문이다. 바로 산 호세 FC에 이런 빌리 빈의 능력이 발휘되지 않을까하는 기대때문이다. "저 뿐만 아니라 모든 스포츠쪽 사람들은 다 스탯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포인트는 어떤 스탯을 활용하느냐이죠." 빈의 스탯 철학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축구는 야구와 다르다. 스탯 활용 같은 것으로 팀을 운영할 수 없다. 빈 역시 이 점에 대해 이야기한다. "스탯으로 사람들이 절 성공했다고 하는데, 천만에 말씀입니다. 지금 제가 얼마나 즐거운 지 아십니까? 도전 시작입니다 이제."





빈과 오클랜드의 관계가 축구에도 있었다. 1970~80년대 아나톨리 젤렌초프와 디나모 키에프이다. 젤렌초프는 우크라이나 과학자였는데, 무지한 축구판에 과학을 도입시킨 인물이다. 젤렌초프의 과학적인 분석으로, 디나모 키에프 선수들은 과학적인 교육을 받게 되었다. 그렇지만, 철저한 시뮬레이션과 교육으로 선수들은 점차 축구로봇처럼 변해버리고 말았다는 이야기들이 퍼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그들은 1975년과 1986년 유럽 챔피언에 등극하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이에 서유럽 강팀들이 디나모 키에프 주축 스타들을 다 데려가 버렸다. 그렇지만, 그 스타들은 젤렌초프의 교육을 받은 축구 로봇이 아니라, 원래부터 스타였던 선수들이었다. 젤렌초프 체제 디나모 키에프는 흔들림이 없었고, 선수 수급으로 그 정점으로 향하게 된다. 선수 영입 역시 사람의 눈이 아닌 컴퓨터에 맡기기 시작한 것이다. 젤렌초프 컴퓨터로 뽑힌 스무명의 구소련 선수들은 다시 1988년 유럽 챔피언 결승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해냈다. 비슷하게 보일지 몰라도, 젤렌초프와 빈은 전혀 다른 사람이다. 빈은 오로지 믿음만을 강조한다. "선수의 능력을 평가하는 잣대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특별한 한 가지. 제가 믿느냐 안믿느냐 입니다." 라며, 믿음을 강조하는 빈.

"무의 상태입니다. 없을 無 무엇이 채워질 지 모르는 상태죠. 축구는 스포츠가 아닙니다. 삶입니다." 빈은 미국에서도 축구가 흥행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빈은 페르난도 토레스의 터치가 기가 맥히다느니, 아르벤 웽거의 선수 스카웃은 신과 같다느니, 하루 종일 축구 이야기만 하고 있다. 빈을 계속해서 메이져리그 단장으로 만날 수 있을까? 이 글을 보는 누구라도 알겠지만, 힘들 것이다.

"야구와 축구..뭐라 말할 수가 없네요. 이야기 끝내요. 토트넘 경기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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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LB춘 | 2007/08/26 00:17 | 야구 | 트랙백(2)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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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딕슨 at 2007/08/26 16:21
빌리빈이 소문난 토튼햄빠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줄은 몰랐네요 ㅎ;;

글 잘읽었습니다, 춘님~~
Commented by 알리모 at 2007/08/26 18:57
충격적이네요.....;;
이미 마음은 떠난듯....
이렇게 되면 오클랜드 감독 해먹기는 좀 나아진거겠죠~?^^

Commented by redcho at 2007/08/26 20:11
으흠...빈이 축구에도 빠져 있었군 -_-;;
Commented by 손윤 at 2007/12/06 02:02
ㅋㅋㅋ ... 개인적으로는 한국이라면 정신이 나간 단장이라고 욕 먹기 딱 알맞은 행위라고 생각하지만, 공사를 확실하게 분리해서 생각하는 합리성이 매우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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