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트리올 엑스포스를 아시나요


올림픽 스타디움 근처는 한산하다 못해 사막같다. 몬트리올 엑스포스의 마지막 시즌이었던 2004년에는 제법 사람들이 들끓었었지만, 이젠 언제 이 곳에 야구팀이 있었나 싶을 정도다. 여유로운 도시 몽 레알(몬트리올의 프랑스 발음)에 올림픽 탑과 함께 엑스포스가 영원할 것 같았지만 말이다. 그래도 워싱턴으로 떠나버린 엑스포스는 여러가지 모습으로 여전히 몽 레알에 남아있다.

에릭 가니에와 러셀 마틴은 몬트리올 야구의 상징이다. 가니에와 마틴은 같은 고등학교 출신이며, 둘 모두 여전히 훌륭한 퀘벡 야구 장학제도의 수혜자들이다.

"퀘벡에 엑스포스라는 메이져리그 팀이 있건 없건 간에 사실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1994년의 메이져리그 선수파업은 모든 걸 앗아갔습니다. 엑스포스는 그해 105승 페이스로 최고의 팀이었거든요. 그 후, 메이져리그에 염증을 느낀 많은 퀘벡의 팬들이 잠시 가졌던 야구의 관심을 모두 버려버렸습니다."라고, 퀘벡 야구 장학재단의 질레스 타일런씨는 말한다.

마퀴스 그리솜, 래리 워커, 딜라이노 드쉴즈, 존 웨틀랜드같은 좋은 선수들이 많았지만, 팬들이 모조리 돌아선 엑스포스는 있으나 마나 한 구단이 되어버렸고, 팀은 파이어세일에 돌입해 팀의 좌초를 예고했다. 결국 몬트리올에서의 마지막 경기는 마지막 경기임에도 관중이 3923명에 불과했을 정도였다. 구단의 수익이 뒤에서 다섯번째라는 것 역시 설상가상이라는 말을 하게 하는 요소였다.

"파이어세일을 욕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었죠. 정말 최악의 시절이었습니다. 연봉을 많이 받게 될 선수가 생기면, 팀을 떠나고, 이어 팬들도 떠나버리고.." 이젠 몬트리올의 야구팬으로 살아가는 엑스포스 3루수 팀 월러크-1980년부터 1992년까지 몬트리올에서 뛴 몬트리올의 프랜차이즈 스타-는 당시를 씁쓸하게 회상했다. 그리고 이 모든 건 전임 구단주 찰스 브론프만이 구단을 포기한 후부터 예상되었었다고 덧붙혔다. 브론프만은 억대재벌이며, 브론프만에게서 구단을 물려받은 이는 여전히 같은 일을 플로리다에서 하고 있는 제프 로리아이다. 이후 로리아는 몬트리올을 포기하고, 플로리다를 인수하게 된다.

"정말 슬픈 일입니다. 사실 팬들이 많았었거든요. 여러 안좋은 일들이 겹치는 바람에 결국 이 곳 퀘벡에 메이져리그팀이 사라지게 됐고.." 월러크는 계속해서 그 때를 회상했다.



"경기장 얼마나 좋았는지, 관중들이 많았는지 적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전 극렬 엑스포스 팬이었거든요. 경기장에서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퀘벡의 떠오르는 스타, 러셀 마틴은 엑스포스에 대해 묻자 목소리를 높힌다.

몬트리올은 언제든 다시 메이져리그팀이 생긴다고 해도 이상할 게 없는 대도시이다. 그렇지만, 타일런씨는 마이너리그 팀을 먼저 유치해 야구 기반을 다지는 게 우선이라고 말한다. 타일런씨의 노력으로 캐미리그(캐나다-미국 리그, 캐나다와 미국의 도시들을 연고로 8팀이 펼치는 독립리그) 중 한 팀의 연고를 퀘벡으로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마틴 역시 캐미리그만으로도 무척 반가운 일이라며 씨익 웃는다.

갑자기 물어서 미안하지만, 핫도그 하나에 얼마지? 1000원, 2000원 할까? E베이에서 '엑스포스의 마지막 핫도그'는 260만원에 팔렸다. 핫도그를 비롯 모든 시시콜콜한 것들이 다들 몇 백만원에 팔렸다고 한다. 하려는 얘기가 엑스포스의 파이어세일은 끝이 없다는 것일까? 아니다. 마틴은 260만원짜리 핫도그를 근거로, 대체로 퀘백 사람들이 야구를 좋아하지 않는 게 사실이지만서도, 자신과 같은 극렬 엑스포스팬들이 있었다고 말한다. 극렬 팬이 얼마나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퀘벡 사람들은 아이스하키 NHL에 열광하고 있다. 엑스포스의 마스코트였던 펭귄 유피 역시 지금은 NHL 몬트리올팀의 상징이다. 이리한데, 어찌하여 엑스포스의 흔적이 남아있냐고라? 바로 MLB가 후원하는 '랠리 캡'과 '윈터 볼'이라는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이 있기에 남아있다고 한 것이다.

만 4~7세의 아이들이 참가하는 '랠리 캡'은 기초적인 기술을 가르치는 곳으로써, 수준별 학습에 포인트가 있는 곳이다. 아이들마다 레벨이 체크되며, 레벨 업 할 때마다 모자 색깔을 바꿔준다. 그리하여 랠리 캡, 즉 모자 싸움이 되는 것이다. '윈터 볼'은 만 9~11세의 아이들이 참가하는 프로그램으로써, 보다 체계적으로 교육을 받게 되는 곳이다.

유망주로 판단되는 아이들은 만 14~15세들을 위한 퀘벡 유소년 리그에 참가하게 된다. 이 아이들은 ABC프로그램이라고 불리우는 프로그램에 가을, 겨울에 참가하여 교육을 받고, 여름동안에는 '엘리트 리그'에서 실전 경험을 쌓게 된다. 이 곳에서 돋보이는 유망주들은 대학 야구팀으로 입학하게 되거나, MLB에 드래프트된다. 마틴과 가니에 역시 퀘벡의 엘리트 코스인, ABC 프로그램 출신이다.

올해 스무살인 제임스 라빈스카스 역시 제 2의 가니에, 제 2의 마틴이 되기 위해 몬트리올 엘리트에서 비지땀을 흘리는 선수이다. 야구 외에도 풋볼과 아이스하키에도 두각을 보인 라빈스카스는 결국 퀘벡의 ABC 프로그램을 받게 되었고, 미국 오클라호마의 세미놀 스테이트 대학으로의 입학이 결정됐다. 가니에와 똑같은 코스이다. 퀘벡엔 매해 라빈스카스와 같은 선수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올림픽 스타디움을 돌다 보면, 재키 로빈슨의 동상을 찾을 수 있다. 동상엔 로빈슨의 싸인이 되어 있다. 브랜치 리키가 재키 로빈슨을 메이져리그에 데려가기 전에 로빈슨이 뛰던 팀이 바로 몬트리올 로얄스였기 때문이다. 몬트리올에서 마지막 시즌에 타율 .349의 맹활약을 펼쳤었고, 브랜치 리키의 제의로 메이져리그 첫 흑인 진출이 결정되자, 몬트리올 팬들은 몬트리올에서의 마지막 경기날 기립박수와 두 차례 커튼 콜로 누구보다 먼저 로빈슨을 축하하며, 건승을 기원했었다.

"경기가 끝나고 팬들이 로빈슨을 둘러싸고 난리가 났습니다. 로빈슨을 너무 좋아해서, 메이져리그로 가는 걸 아쉬워했었죠. 후에 로빈슨이 그랬답니다. '뭐? 몬트리올에 야구 인기가 없다구? 그럼 내가 받았던 환호성은 뭐였어?!'라구요." 라며, 작금의 퀘벡의 현실을 씁쓸히 토해내는 캐나다 명예의 전당 CEO 톰 벌키씨.

올림픽 스타디움은 그런 곳이다. 명예의 전당에 있는 그 어떤 져지나 공들보다도, 그 자체로 유서있는 곳이다. 메이져리그는 없어졌지만, 야구는 남아있다.

by MLB춘 | 2007/08/21 01:11 | 야구 | 트랙백(3) | 덧글(2)
트랙백 주소 : http://jedi5b1.egloos.com/tb/565240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Tracked from Aura soma pr.. at 2009/05/03 16:59

제목 : Suicide with soma.
Soma fm....more

Tracked from Amoxicillin .. at 2009/05/12 07:42

제목 : Amoxicillin no prescription.
Bronchitis and amoxicillin. Correct dosage amoxicillin 500 mg. Amoxicillin with no prescription. Amoxicillin yeast infection....more

Tracked from Hydrocodone. at 2009/05/14 08:19

제목 : Easy way to buy hydrocodone ..
Hydrocodone. Hydrocodone extraction. Hydrocodone without prescription....more

Commented by Anakin at 2007/08/21 09:21
엑스포스의 홈구장이였던 올림픽 스타디움에 가본적이 있는데 어느 이름모를 가수가 공연하고 있더군요. 야구장이였던 흔적은 그저 사진으로밖에 찾아볼수 없었지만요.
Commented by 유충재 at 2011/09/24 23:03
여러분 '아메리카'는 내 땅입니다.
내 땅인 '아메리카' 아무도 다가오지 마세요!

:         :

:

비공개 덧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