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라면 이렇게..



레지 밀러는 악동이었다. 마이클 조던과의 잦은 말싸움과 주먹싸움은 팬들에겐 즐거운 요소였다. 뉴욕 닉스의 골수팬인 영화감독 스파이크 리와의 설전 역시 유명한 일화이다. 그렇지만, 밀러는 늘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한 사람이다. 비록 팬들에게 우승컵을 안기지는 못했지만, 인디애나에 바친 18년간의 충성만으로도 팬들은 만족했다.

멋진 사람답게, 은퇴 역시 멋졌다. 우승을 향한 마지막 길목에서, 론 아테스트와 스티븐 잭슨이 파토를 놨지만, 끝까지 팀을 추스르며, 최선을 다했고, 결국 또다시 우승컵을 눈앞에 둔 채 은퇴해야 했다. 전성기만큼은 아녔지만, 39살의 나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훌륭한 실력과 성적을 유지하며, 깨끗하게 물러섰다.

그런 밀러가 2년 반만에 다시 코트에 복귀할지도 모른다는 뉴스가 나왔다. 마이클 조던 역시 은퇴를 번복하고 워싱턴 위저즈에 복귀했었지만, 8~90년대 마이클 조던의 팬들은 솔직히 초라한 그의 모습에 다들 안쓰러웠을 것이다. 특히, 노마크 찬스에서 덩크를 실패하던 조던의 모습은 모두의 가슴을 찢어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녔다. 물론, 반갑기는 그지 없지만, 팬들은 그런 모습을 보길 원하지 않았다. 통산 평균 득점이 계속 하락하는 모습도 보기 싫었었다. 그렇기에, 이제 42살이 된 레지 밀러의 복귀에 측근들은 만류를 하고 있다. 밀러의 초라한 모습을 보기 싫기 때문이다.

케빈 가넷, 레이 알렌, 폴 피어스의 3각 편대로 NBA 정상 탈환을 노리는 명가 보스턴 셀틱스가 레지 밀러에게 강력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밀러는 아직 복귀 선언을 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체육관에서 강도 높은 개인훈련에 매진 중이라고 한다. 선수 시절동안에도 철저한 몸관리로 큰 부상없이 선수생활을 마쳤고, 은퇴 후에도 살이 찌지 않을 만큼 몸관리에 신경을 써왔던 밀러였다.

“복귀 여부는 아직 묻지 마세요. 그저 보스턴의 러브콜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너무 큰 영광이죠. 그렇다고 마냥 보스턴에, 코트로, 선수로 복귀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제 스스로 먼저 판단해볼 겁니다. 과연 NBA 코트에 설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 말이죠. 때가 되면 말해드리겠습니다.”

나 역시 밀러의 복귀에는 반대다. 레지 밀러의 팬이었기에, 반대다. 인디애나가 아닌 다른 팀의 유니폼을 입는 것도 싫고, 예전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도 싫다. 또, 은퇴 번복에 머쓱해하는 밀러와 혹시 모를 팬들의 야유도 싫다. 그렇기에 반대다. 그렇지만, 밀러의 투철한 프로의식에는 다시 한 번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NBA를 비롯, 수많은 스포츠를 봐왔다. MLB 철인 칼 립켄 주니어도 알고 있다. 그렇지만, 밀러만큼 몸관리 잘 한 스포츠 선수가 있다고 하면, 난 믿지 않을테다. 그게 설령 립켄이라고 해도 말이다. 그리고 NBA우승컵과 선수로의 복귀라는 달콤한 유혹에 보여준 밀러의 태도는 정말 존경스럽지 않을 수 없다. 그리운 선수 생활로의 복귀는 둘째치고, 염원하던 NBA 우승 반지를 얻을 수 있는, 나쁘게 말해 무임승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한 번 은퇴한다고 했으니, 번복하는 건 사나이가 아니야라는 바보같은 모습도 아니고, 절호의 기회를 덥썩 무는 바보같은 모습도 찾을 수 없었다. 그저 팬들에게 예전과 같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없을지에 대해 고민하는 그의 모습에서 다시 한 번 뭉클해지지 않을 수 없다. 멋지게 글을 마무리하는 것 같아, 그의 성공적인 복귀를 기대한다 어쩐다라는 마무리 문구는 기대하지 말라. 현역 슛터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레이 앨런이지만, 레지 밀러가 레이 앨런의 백업으로 출장하는 건 누구보다 참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_-+



레지 밀러요..?

“늙어 고꾸러져, 휠체어를 타고 다녀도,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 3점슛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달려와 넣을 선수죠.” - 영원한 숙적, 영화 감독 스파이크 리

“언제나, 정말 언제나 믿을 수 있는 슛터” - 래리 버드

“39살에 39점이라니, 은퇴를 왜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밀러의 에이젼트라면, 지금 다른 팀과 다년계약을 추진하고 다닐텐데 말이죠. 이상한 사람입니다.” - LA레이커스 코치, 프랭크 험블린

by MLB춘 | 2007/08/18 13:12 | 농구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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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laboriel at 2007/08/18 13:35
맞습니다..저도 레지밀러 팬이기에반대입니다. 그냥TNT에서 누나랑 방송만 했으면..^^
Commented by bellhorn at 2007/08/18 13:46
저도 레지밀러가 #1이기떔에 더더욱 복귀안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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