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월요일 KBS 1TV 밤 11시반에 하는 "쌈"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우리나라 스포츠의 치부를 다뤘다. 암암리에 알고 있는 것들이 세상에 공개된 것이다. 요근래 여자배구 흥국생명과 예쁜 WKBL선수들을 열성적으로 응원해왔기에 더욱 참담하다.

원더풀 코리아, 강간 공화국
도대체 뭐가 잘못 됐을까? 우리나라의 폐쇄된, 소위 '엘리트 스포츠'의 폐해가 아닐까 싶다. 어린 여자 선수들에 대한 성폭행과 폭력 행사만 있는가? 그보다 더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아니 모르는 사람들이 없는 남자 선수들에 대한 폭행 문제 - 이제는 문제가 아니라 전통이 되버린 - 역시 우리는 좌시하지 않았는가..
1, 2, 3, 4, 5, 6, 7차 교육 과정까지 나왔던가. 수능 등급제 문제, 대학 입시 자율화 문제, 사교육 문제..우리나라의 가장 큰 골칫거리 중 하나가 바로 교육 문제이다. 매번 새로운 교육 정책을 내놓으면서, 항상 하는 말이 미래가 밝단다. 교육은 100년 대계라는 말이 무색하다. 지금 같은 상태에서 '엘리트'교육만을 받고, '엘리트'자식을 위해 내놓는 '엘리트'들의 정책은 쓰레기를 예쁘게 포장하는 것과 똑같다. 모든 구조를 바꿔야 한단 말이다.
사람은 저마다의 생각이 있다. 저마다의 개성이 있고, 재능이 있다. 그리고 본인이 자신의 재능을 깨닫는 데 걸리는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너무 무섭다. 무조건 직진이다. 방향을 바꿀 수도, 뒤돌아 갈 수도 없는 곳이다.
운동부에 들어간 아이로 예를 들어 보자. 이 아이는 운동부에 들어가는 순간, 친구들과는 다른 세상에서 살아야 한다. 자신이 재능이 있든 없든 오로지 운동만 하게 된다. 이 아이가 공부를 잘 해 변호사, 의사가 될 수도 있고, 노래를 잘 해 가수가 될 수도 있고, 그림을 잘 그려 화가가 될 수도 있지만, 이 아이에게 그런 공부나, 음악, 미술 시간은 주어지지 않는다. 그렇게 성인이 될 때까지 운동만 하게 된다. 운동에 재능이 없어, 성인이 되어 먹고 살 길이 없어지면 어떡하란 말인가..운동부에 들어가지 않은 다른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어떤 걸 선택한다하여도, 마찬가지로 직진만이 허용될 뿐이지, 다른 길로 빠질 수 없다.

진짜 '석사출신' 감독, 아르센 웽거
아스날 감독, 웽거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예를 들기 시작하면 끝도 없을 정도로 우리가 아는 수많은 해외 스포츠 스타, 지도자들은 그들의 운동 재능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도 재능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스포츠 피플이지만, 스포츠가 아니라도, 소위 먹고 살 방도가 있다는 뜻이다.
아이들에게 이렇게 다양한 기회가 주어진다면, 만연한 성폭행이나 폭력이 존재할 수 있을까? 아이들이 그런 몹쓸 짓에도 불구하고 쉬쉬하는 건 운동부에서 버티기 위해서이다. 감독의 눈밖에 나면, 인생이 끝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제는 붙잡는 건 지도자들이다. 농구부에서 가장 농구를 잘 하는 고3 아이가 야구부로 부를 옮긴다고 생각해보자. 농구부 감독 죽을 맛일 게다. 이런 상황에 성폭행이니, 폭력이니..가당키나 하나!

바꿀 수 없다 말하지 마시오
NBA 지존, 라쉬드 왈라스는 미국을 한 단계 발전시켰다. 케빈 가넷, 코비 브라이언트, 트레이시 맥그레이디, 르브론 제임스 등 고졸스타들이 NBA를 수놓자, 수많은 미국 아이들은 학교는 나 몰라라하고 제2의 코비, 제2의 티맥을 위해 농구만 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어디 NBA 스타되기가 쉬운 일인가. 결국 수많은 아이들이 이도 저도 아닌 상태가 되어 인생을 망치는 경우가 속출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왈라스는 NBA 총재에게 아이들을 드래프트하지 못하도록 맹비난을 퍼부었다. 결국 NBA는 만 20세가 되어야 NBA 드래프트에 참가할 수 있도록 제도를 수정했고, 아이들은 더이상 학교를 멀리하지 않았다. 이유인 즉, 미쿡은 운동 특기생도 엄격한 학업 성적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어린 나이에 농구부 생활을 하지 않으면, 마이클 조던이 아닌 이상 NBA 진출의 기회는 사라지는만큼, 대학 농구부에 들어가려고 다들 공부를 하게 된 것이다.
언젠가는 바꾸겠지, 누군가 바꾸겠지..나 역시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이렇게 욕이라도 해보자. 욕먹다 지쳐, 관계자들이 NBA의 전례처럼 바꿀 수도 있는 노릇이고, 못해도 욕를 하니 속이라도 시원해지지 않겠는가
ㅅㅂ 우리나라 왜 이래!








